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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일상사: 맹신과 무관심 사이, 과학기술의 사회생활에 관한 기록

시리즈
Editorial Science: 모두를 위한 과학
저자/역자
박대인, 정한별(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 지음
출간일
2018/10/18
면수/판형/정가
372/ 128x288mm/ 18,000원
ISBN
태그
과학교양서
과학기술학
STS
과학과 사회
시민과학
이 책은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과정남)이란 과학 팟캐스트가 4년 이상 진행한 방송 내용 중 11가지 주제를 선별하여 엮은 책입니다. 팟캐스트의 콘텐츠를 책으로 내는 요즘 흔한 기획 중 하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그렇긴 합니다, 형식적으로는:D)
<과정남>을 처음 만났을 때, 아니 처음 '들었을' 때를 기억합니다. 다른 과학 팟캐스트도 듣고 있었지만, 제게 <과정남>은 가뭄에 단비 같은 방송이었기 때문에 꾸준히 듣게 되었습니다.
편집자는 아무래도 자기 관심사를 좇아 기획을 하기 마련입니다. 사실 대다수 편집자들의 관심사는 폭이 넓은 편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도 그렇긴 하지만, 독자로서 꾸준히 읽어온 분야 중 하나가 과학입니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알아갈수록 무지의 해안선이 확장되기로는 과학만 한 곳도 없는 것 같다는 걸 점점 절감하게 되었지요. 아마도 '수학'이 결정적인 요인이 아닌가 싶어요. 양자역학 관련 도서를 여러 권 읽고, 하이젠베르크의 책도 읽고, 전기를 읽어도, 『스핀』 처럼 훌륭한 책을 읽어도, '불확정성 원리'로 알려진 관계식을 하이젠베르크가 머리에 그리는 방식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무척 우울했습니다.
한편, 오늘날 과학에는 아슬아슬한 지점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도 그렇고, 인공지능 개발과 관련된 로봇윤리도 그렇고... 제게는 마치 2차대전의 끝 무렵, 핵을 쪼개기 일보직전의 과학자들이 결국에는 판도라 상자의 뚜껑을 열어젖히고 만 것과 같은 기시감과 불안감 같은 것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그럼과 동시에 난 과학자도 아닌데, 내가 알아야 할 과학지식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하는 회의감도 일었습니다. 알아야 할 건 억수로 많고, 질문을 갖기에는 너무 어려운 지식, 한데 그 지식의 권위는 자꾸만 높아져 가는 것 같고...
이런 갈급함을 해소해보려고 과학철학을 조금 파보기도 했구요. 그러던 차에 <과정남>을 만난 겁니다. 과학 팟캐스트 <과정남>은 과학기술정책을 읽어준다고 합니다. '정책'이란 말만 들어도 비호감스럽지요? 과학도 아니고, 과학기술? 게다가 정책!
근데 과학기술로 둘러싸인, 아니 과학기술에 기반하고, 과학기술을 많은 분야가 참조하여 운영되는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데 동의한다면, '정책'의 관점에서 톺아보는 과학기술 이야기는 알기만 한다면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눈이 될 만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눈을 하나 더 얻은 느낌었습니다. 아, 저는 곤충의 겹눈을 갖게 되어 조금 뿌듯... 하하(농담입니다.)
빠뜨려선 안 될 이야기가 남았네요. 바로 공저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방송을 들어보신 분께는 불필요한 설명이 되겠지만, 조금만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이공계 연구중심 대학인 카이스트에서는 독보적인 인문사회과학계열(!) 대학원, 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이 저자입니다. 과학기술 연구자는 아니지만, 큰 틀에서 본다면 과학기술인 공동체 안에서 스피커를 달고 외부와 소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청년 연구자 둘입니다. 저는 그 목소리에 증폭기를 대고 싶었습니다.
현대과학은 객관적이거나 가치중립적이지 않습니다. 순수한 과학 연구는 없습니다. 그래서 과학이 나쁘고 믿을 수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늘날 전문성이 요구되는 모든 연구 분야가 그렇습니다. 정치는 사회 모든 영역에서 작동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정치적인 것을 비정치적인 것으로 둔갑시키거나 호도하려는 언행을 경계해야 합니다. 과학기술이 우리 사회와 우리 삶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면, 저 같은 평범한 시민들이 교양으로서의 과학을 제대로 알고 배워야겠지요. 이런 생각에 동의하신다면 이 책은 여러분께 유익함과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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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일상사.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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