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연결된 사려 깊은 독자를 위한 지식과 교양
2026년 첫 책『박사 문어, 시간을 거슬러 도착한 말들』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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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들어 있는 문어는 바다에 사는 똑똑한 연체동물 그 ‘문어’가 맞습니다. 의인 우화냐고요? 아닙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로도 유명한 윌리엄 제임스가 쓴 에세이입니다. <하버드 먼슬리(Harvard Monthly)>라는 문예지에 실렸던 글입니다. 눈앞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에 시급히 개입할 필요에서 나온 성격의 글이라 할 수 있겠네요. 우리는 전문가를 인정하는 세계에 살고 전문가라면 모름지기 석사 이상의 학위를 소지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대학의 학위 제도(특히 박사학위)에 대한 비판과 단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윌리엄 제임스의 사유를 더 잘 이해하려면 ‘실용주의’(=프래그머티즘) 철학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좋은데요. 이를 위해 한국에선 드물게 실용주의를 전공하신 서울대 학부대학 이유선 교수님의 해제를 곁들였습니다.
『박사 문어』를 출간하게 된 이유는 작년(어언!)에 펴낸 이자벨 스탱게르스의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에 ‘박사 문어’를 싣지 못해서입니다. 계약상 그리 되었지요. 스탱게르스의 원저에 ‘박사 문어’가 수록된 이유가 무엇일까. 이 질문을 해소하려다 보니 책을 내야겠더군요. 『박사 문어』는 아주 자그마하고 알찬 책으로 (거의) 마무리에 다다랐습니다. 실용주의 철학의 주요 내용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랑스 현대철학자들에게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해러웨이&라투르와도 무지 가깝네!, 그는 또 왜 화이트헤드에 천착하나(이에 관한 책은 사월의책에서 나올 예정)… 잇따르는 궁긍즘이 하나둘이 아니어서 놀랐습니다. 다원우주(multiverse), 뿌리줄기(rhizome), 연결, 대화 등등… 정말 간질간질한 질문들이지 않나요? 이 모든 질문에 답하는 책은 아닙니다만, 아주 콤팩트하게 한손에 쏙 들어갈『박사 문어』를 통해 그 일단을 먼저 만나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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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의 선정 2025 올해의 환경책
기후극장_보도자료.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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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는 기상 관측 이래 최장 장마를 기록하더니, 올해는 최단 장마를 기록했다. 올해는 사실상 장마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본래 우리나라에서는 장마 후로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 그 공식은 그대로 지켜졌지만 언제부터인가 무더위보다는 폭염이란 말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외출을 하면 물속을 걷는 것 같았다고들 말하는게 이 표현이 바로 ‘폭염’의 정도를 묘사한다. 불과 며칠 전 7월 8일에는 서울, 경기 서남권에 1시간 동안 80mm의 비가 쏟아부었는데, 이 현상을 ‘국지성 집중호우’라고 부른다. 소나기란 말은 아련한 노스탤지어가 되어버린 것만 같다.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는 태어난 후로 쭉 이상기후였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2018년 작은 모임에서 시작된 ‘청소년기후행동’이 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글로벌 기후 운동과 연대해 오고 있으며, 2020년 3월에는 “정부의 불충분한 기후대응이 청소년의 생존권, 환경권, 인간답게 살 권리, 평등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요지의 기후 헌법소원”(https://tinyurl.com/yvfzvygw)을 청구했다.
《기후 극장》을 쓰고 그린 황승미 선생님은 기획을 논의하던 단계부터 지식을 해설하는 일반적인 논픽션 글쓰기보다는 다른 방식을 찾고자 했다. 그렇게 해서 ‘희곡’을 선택했다. 무대에 올리는 이야기는 장르를 불문하고 관객과의 상호 교감을 전제한다. 저자는 환경 문제라는 큰 범주에 묶일 수 있는 일련의 역사적 사실들에서 소재를 선별하고 관련된 인물들을 불러내 독자라는 관객과 대화를 나누듯 말하게 한다. 예컨대, 제임스 왓슨을 등장시킨다면, 증기기관 발명자이고 산업혁명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소개될 테다. 저자는 실제로 증기기관을 발명한 사람을 따로 있고 왓슨이 실제한 일을 정확하게 전달하며, 증기기관이 영국에서 산업혁명을 일으키는 데 혁혁한 구실을 하지만 과연 그것이 증기기관이라는 기계 발명만으로 가능한 일인지 반문하게 한다. 왓슨은 제1막의 주요 등장인물인데 1막에서는 플라톤의 대화편 《소크라테스의 변론》의 형식을 차용한 기후 법정이 열린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피의자로 지목된 석탄, 석유, 탄소 같은 물질들을 소환하고, 피의자들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고자 주요 증인을 신청해 변론을 벌인다.
부제에 들어 있는 ‘우리 공동의 과거와 미래’는 《기후 극장》이 역사적 관점을 견지하고자 했음을 시사한다. 책 전체는 저자가 꾸며낸 이야기로 꾸려졌는데,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소재들은 역사적 사실들을 토대로 한다. 이런 사실들에 관해 더 알고자 하는 독자라면 책 끝에 실린 ‘부록’에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책의 부제는 세계가 협력해 기후 변화에 공동 대응하도록 상설 기구를 만들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 <우리 공동의 미래>라는 보고서 제목에서 따 왔다. 부록에 실린 설명 일부를 읽어보자.
”1970년대 초에는 아직 기후 문제가 주요 쟁점이 아니었습니다. 리우 지구정상회의, 교토의정서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1987년 브룬틀란 보고서(Brundtland Report) 이후 이루어진 노력 덕분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지속가능 발전’ 개념도 이때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 보고서의 원제는〈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인데 흔히 브룬틀란 보고서라 부르는 이유는, 당시 이 일을 주도한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 위원장이 노르웨이 총리 그로 할렘 브룬틀란(Gro Harlem Brundtland)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이 이후 국제 환경과 개발 논의의 출발점이 되었고,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지구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공중파 뉴스나 지면에서 익히 들어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세계기후회의’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국제 협의체들인데, 꾸준히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헷갈리는 이 기구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무슨 일을 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아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기후위기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거주불능지구 #문명전환 #기후행동 #기후정의
기후 극장: 연극으로 만나는 우리 공동의 과거와 미래
황승미 글·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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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의 만남 아카이브

에디토리얼은 1994년부터 책을 만들어 온 편집자가 설립한 출판사입니다. 과학과 인문을 주력 분야로 하여 2018년 첫 책을 펴냈으며 현재까지 23종의 도서를 출간했습니다. 과학기술이 인간 및 사회와 맺는 관계에 관심을 가져 왔으며 그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을 책이라는 오래된 미디어에 담고자 합니다. 책을 읽는 행위가 세계와 연결된 사려 깊은 존재를 만들 수 있다는 가치를 실현하는 출판을 지향합니다.
주변에서 흔히 보고 듣는 단어 에디토리얼. 영어 단어 안에 도토리의 초성을 심었습니다. 동글동글한 도토리는 모양이 예쁘고 어감은 사랑스럽고, 도토리가 땅에 묻혀 움터서 자라면 늠름한 참나무과 나무가 되죠. 믿음직하고 내실 있고 오래 가는 책을 한권 한권 정성껏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담긴 이름으로 에디토리얼을 정했습니다. 책을 만드는 종이를 나무에서 얻고 있으니 나무에게 항상 고맙고, 늘 나무와 함께하는 기분이 들어 흐뭇하고 든든해요. 도토리를 품은 에디토리얼의 나무그늘 아래 많은 독자님이 앉아주시면 한없이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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